[홍대앞음악소식] 아마추어증폭기 <4집 - 수성랜드> 발매
Posted at 2009/09/04 14:47// Posted in 홍대앞음악소식'아마츄어 증폭기'는 대표적인 가요 독립군이다. 혼자 곡 쓰고, 노래하고, 연주하고, 녹음하고, 제작하고, 홍보하고, 앨범을 판다.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아마추어 정신으로 충만하다. 단편영화를 찍다가 문득 영화음악까지 만들고 싶어 기타를 배운 첫날, 달랑 코드 4개만으로 곡을 뚝딱 만들었으니 말이다. 그에게 있어, 아니 모든 음악인에게 있어 테크닉은 중요한 게 아니다. 정작 중요한 건 불타오르는 창작욕과 풍만한 감수성이다. 코드 4개와 골방 데스크톱만으로도 세기적인 명곡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아마츄어 증폭기 4집 앨범 <수성랜드>는 이런 원칙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나일론 기타로 3~4개의 기본 코드를 뚱땅거리는 게 연주의 주를 이룬다. 여기에 가끔 '세련'보다는 '조악' 쪽에 가까운 거친 전자음이 끼어든다. 가창력도 빼어나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그의 음악을 들으면 알 수 없는 쾌감이 밀려온다. 기타의 뚱땅거림 위로 들려오는 흥얼거림에선 기묘한 '흥'이 일렁인다. 거칠고 때로는 키치적인 전자음에선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진다.
그의 음악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기성복이 아니라 디자이너가 한땀 한땀 손으로 만들어낸 수제옷에 가깝다. 그의 이번 앨범을 세기의 명반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하지만 단언할 수 있는 건, 다른 그 어떤 앨범보다도 예술적이라는 점이다. 예술은 어려운 게 아니다.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걸 자신만의 색깔을 담아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하면, 그게 예술이다. 진심과 예술은 통하는 법이다. 듣는 이는 그의 속마음을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한다. 그거면 된다. 아마츄어 증폭기의 <수성랜드>는 아마추어 정신이 빚어낸 즐거운 예술의 결정체라 감히 말할 수 있는 까닭이다.�
-서정민 (한겨레신문 문화부 기자)
아마추어증폭기 4집 수성랜드가 나왔다.
정말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 나온것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경건하게 한곡 한곡 경청을 하였다. 이 앨범을 다 들은 소감은 "좋은 영화를 본 느낌" 이었다. 이제껏 아마추어증폭기를 지켜본 나는 이전보다 더 섬세한 감성이 녹아 있는 최고의 앨범이었다.
먼데이로봇, 마네킨, 룸비니, 김형사! 끝나고 술한잔 어때? 등 한곡한곡 사연 많은 인간 군상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그 중심에는 아마추어증폭기의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내가 알고있는 아마추어증폭기는 소박하다. 그 소박함은 나일롱줄의 클레식기타와 몇가지 코드로 무한반복하며 최면을 거는 그의 음악은 제3세계의 주술사 같은 느낌이다. 그도 그럴것이 접신을 위한 의식처럼 어설픈 가발에 총천연색 출렁출렁 슈트를 입고나면 아마추어증폭기로 변신한다.
이 모습은 어설픈 주술사 같지만 일단 음악이 시작되면 최면이라도 걸듯 모두 박자를 맞추며 그의 노예가 된다. (뒤에서 이 모습을 보면 관객들은 아주 느린 메트로늄처럼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이 모습이 좀비처럼 보일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최면은 나쁘지 않다. 언제든 우리를 신세계로 인도하여 다같이 벌거벗고 춤을추게한다. 그곳에서는 부끄러움도 걱정거리도 없다. 영혼의 자유를 느끼게한 대가는 소박하면서도 우리에게 해롭지 않다.
나는 소망한다. 음지가 아닌 양지에 음악부분에는 1순위로 이 앨범을 타임캡슐에 넣어 묻고 싶다. 아니면 이 사람 대선에라도 출마시켜 대통령을 만들고 싶다. 또 아니면 전세계를 홍수로 만들어 35.200마리의 동물들과 이 사람을 배에 태워 새로운 세상을 시작하게 하고 싶다.
미친놈이란 소릴 들을지 모르지만 내 아이 태교 음악으로 들려주고 싶다. 그 만큼 아마추어증폭기의 음악은 유쾌하고 평화로우며 사랑스럽고 슬프다. 5번트랙 룸비니는 몇해전 들어왔던 노래지만 가사나 멜로디가 내가 아는 단어로 수식할수없는 감정을 다 표현한 뛰어난 곡이다. (이 노래를 들으면 평생 심각하게 생각지도 않은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을 걸어나가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 외에도 한곡한곡 버릴게 없을 만큼 좋은 곡이 가득하다. 4집 수성랜드는 26곡이 수록되어 있으니 앨범 준비기간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엿볼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 앨범이 아는 사람만 듣는게 아니라 서로 나눠나눠 들으며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좋은건 서로서로 공유하며 세계평화가 왔으면 좋겠다. 한받씨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승철 (예술인, 독립 애니메이션 작가)
모르는 남자
수성 랜드는 대구 수성동에 있는 수성유원지 안에 있는 놀이공원이다. 검색하기 전까진 몰랐다. 2008년 2월 17일 공연을 끝으로 은퇴한 아마츄어 증폭기의 네 번째 앨범 제목은 <수성 랜드>, 자켓은 수성 랜드에 있는 우주선 놀이기구 사진이다. 은퇴했던 사람의 새 앨범엔 26곡이 들어있다. 아마츄어 증폭기의 유일한 멤버인 한받은 은퇴 후 야마가타 트윅스터가 되어 흔들고, 5월에 데뷔앨범이 나온 스트레칭 져니에선 베이스를 쳤다. 가면을 쓰고 눈의 피로란 이름으로 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아마츄어 증폭기가 되어 사소설 같은 멜로디로 가득 찬 앨범을 내놨다. 이 모든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알 수 없는, 모르는 남자로 남기엔, 앨범에 아름다운 노래들이 너무 많다.
- 문성원(남성패션월간지 GQ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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